도야호

이 승 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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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본 북해도에 도야호라는 호수가 있다

하늘이 더 넓은지 호수가 더 넓은지

눈을 감으니 최대 심도가 179.7m

눈을 뜨니 최대 투명도가 17.0m

호수는 하늘을 담고 있다

면적 69.4km²의 원형 호수에

뜨거운 칠월의 해와 달 몸을 식히고

한가운데 오봉도를 닮은 섬 넷

직경 10km 호수물을 끌어안고 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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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야호에 드넓은 하늘이 담겨 있다

하얀 오리 배에 몸 실어 바람에 맡기는데

새끼 두 마리 등에 업은 어미 오리 평화롭고

갑자기 잠영하여 새끼들 빠뜨리니 신기하다

귀한 자식사랑 자연의 생명력이자 주인인가

밤이 아직 이른데 폭죽이 별보다 빛나고

꽃보다 아름다운 용궁의 축제가 시작된다

따닥 따다 따닥 폭죽소리 심장 뛰게 하고

밤 거울의 불꽃은 절정의 행복 수놓는다

해 뜰 무렵 호반 온천에 몸 담그고

저 멀리 호수 끝으로 눈높이 맞추니

까마득한 태어남 이전의 근원 열리며

호수는 편안하기만한 엄마 자궁이 된다

하늘의 자궁에 나는 없고 고요만 잠긴다